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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
손짓으로 말해요, 맑고 향기롭게..
등록자
바이킹
조회수
1918
작성일
2009-07-21
퇴근 길 내 발걸음은 여느 때보다 빨랐다. \"큰아버지께서 갑자기 쓰러져 입원하셨다는구나.\" 전화기 속 어머니의 다급한 목소리는 나를 서둘러 병원으로 향하게 했다.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서울시내 한 병원에 도착해 병실 호수를 물으려는 찰나 아뿔싸! 1층 화장실 선반에 올려둔 휴대전화가 생각나는 것이 아닌가. 바쁜 마음으로 서둘러 화장실과 병원 복도 구석구석을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내 휴대전화는 없었다. 동행한 동생의 휴대전화를 빌려 전화를 걸어보니 신호가 울리다가는 이내 끊어지기를 여러 번, \'최신형 휴대폰이 탐나서 일부러 안 받는건 아닐까\'하는 미운 생각이 고개를 들 즈음, 동생의 전화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. \"1층 접수하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요.\" \'전화는 안 받고 이런 메시지는 또 뭐람.\' 투덜대며 진료 접수처 앞에 도착했을 때 아주머니 한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. 낚아채듯 전화기를 받아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순간, 아주머니께서는 본인이 농아인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었노라고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표현하고 계셨다.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나의 실수는 까맣게 잊고 잠시나마 모난 생각을 가졌던 내 자신에게 입모양만으로 \'괜찮아요\'를 연발하시는 아주머니. 무사히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, 아주머니께서 전하는 순정하고 향기로운 손길이 오래도록 내 마음에 머문 날이었다. - 품어온 글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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